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첫 풀코스 42.195
    달리기 2025. 1. 12. 03:18

    1. 준비의 시작: 작은 발걸음에서 큰 도전으로

    2022년 10월 3일, 나의 첫 풀코스 마라톤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그동안 동네에서 조깅을 몇 차례 하며 서서히 거리를 늘려갔다. 처음에는 5km를 뛰고, 점점 자신감을 얻어 10km, 그리고 하프 마라톤까지 도전해 보았다.

    빠른 속도가 아니라서 그런지 하프까지는 무리 없이 뛰어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풀코스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주만 해보자는 심정으로 대회에 접수했다.

    아테네의 한 병사가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40km를 넘게 뛰어왔고, “기뻐하라 우리가 정복했다.”라고 외치고 죽었다는 전설이 떠오르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성취감을 느껴보고 싶었다.

    이 작은 목표가 곧 내 인생의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2. 대회 당일: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한 순간

    대회 당일, 약 1시간에 걸쳐 강남 봉은사로 주변 대회장으로 갔다. 예상치 못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체온 유지와 컨디션을 위해 몸을 풀며 대회를 기다렸다.

    배동성 씨의 즐거운 사회와 관계자들의 소개를 마치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 혼자 조깅하다가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달리니 재미있었다. 앞 사람을 추월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고, 주로에서 나누어주는 물도 먹어보고 바나나도 먹어보았다.

    주변의 응원이 힘을 주었고, 비는 오히려 더운 몸을 식혀주는 단비처럼 느껴졌다.

    이 순간, 나의 도전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3. 위기와 극복: 몸과의 싸움

    하지만 점점 사람들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했다. 하프 마라톤까지의 경험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25km가 넘어가니 몸의 변화가 확연히 느껴졌다. 호흡이 빨라지고 다리는 무거워졌다. 속도가 현격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에너지젤을 먹어보았지만 힘이 나질 않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걷지는 않으려 노력했지만, 이미 내 속도는 빠른 걸음과 차이가 없었다.

    그렇게 걷고 뛰기가 반복되었고, 내리는 비에 체온이 떨어져 춥기까지 했다. 30km를 넘어서자 거리가 쉽사리 줄지도 않고 주변에 뛰는 사람도 안보이고 불안감이 밀려왔다.

    ‘엠뷸런스를 탈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나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그렇게 마의 40km를 구간을 지나 피니시 라인이 보였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힘이 솟아났다.

    마지막 500m에서 두 사람을 추월하기까지 했다.

    4. 완주의 기쁨: 뿌듯함과 앞으로의 다짐

    4시간 25분,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받은 완주 메달을 차고 길바닥에 앉아 간식을 먹었다. 힘들었지만 그 순간, 내 자신이 참 뿌듯했다. 마라톤을 완주한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앞으로 연습을 체계적으로 해야겠다는 자기 반성이 뒤따랐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사회자 배동성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마라톤 전문 MC인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의 첫 풀코스 마라톤은 좋은 기억으로 가슴에 담았다. 이 경험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일지라도 한번 해보자라는 자신감과 목표 달성에 대한 기쁨도 줬지만 마라톤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자기 반성의 기회도 제공했다.

    앞으로도 달리기를 계속하며 더 많은 도전을 할 것이다.

    첫 풀코스 42.195
    풀코스 마치고 지하철에서 배동성님과 함께

Designed by Tistory.